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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읽기 팁과 썰

torizzang 2020. 4. 6. 16:17

이제 갓 입학한 새내기 대학생 A 씨,

논문을 많이 읽어보지도 잘 읽지도 않지만 공부를 하면서 느낀 점 들과 자질구레한 팁들을 공유하고자 글을 써봄

 

 

학부 때  교수님께서 공부하라고 논문을 주시고 일주일 안에 준비해서 세미나를 하자고 하셨을 때

패기왕 김일상은 눈앞에 보이는 영어 뭉치에 당황했지만 그냥 해석해서 읽으면 되는 거 아닌가 하면서 

일주일? 까짓 거 3일 안에 끝내겠다는 패기를 부렸다. 

* 계획 : day1 ( 논문 읽기) - day2 (피피티 만들기) - day3 (발표 준비)

 

결과는 제목부터 막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학부 때 사실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논문이란 게 처음이라 제목에 들어있는 단어부터 막히기 시작해

논문에 'A'라는 개념이 나오면 이 'A'를 알기 위해 B, C, D, F까지 찾아봐야 A가 이해되는 수준이었다.

패기롭던 예상과는 다르게 3일째 introduction만 읽게 되었다.

 

부랴부랴 어떻게든 피피티까지 만들고 세미나를 들어갔는데 

첫 세미나이고 교수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나 자신은 완벽하지는 못해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다.

발표가 끝나고 '일상아 그래서 넌 이 논문을 얼마나 이해한 것 같아?'라고 교수님께서 물어봤을 때

난 겸손의 미덕을 갖추고 '80% 정도인 것 같습니다.' 말씀드렸더니 

교수님께서는 웃으시면서 날 까셨다. 아주 탈탈 그냥 탈곡기 마냥 탈탈 

 

나는 세미나를 진행하며 교수님이 해주시는 말을 전부 적고 세미나가 끝난 후 다시 논문을 읽어봤다.

나는 정말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80%는 무슨;;;)

석사 유우머 중에 석사란 '자신이 아는 것이 정말 하나도 없었음을 아는 상태'라고 쓰여있는 글을 봤는데 

진짜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네이버/구글에 논문 읽는 법을 검색해보고 주변 선배들의 팁들과 나의 개인적인 팁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1. abstract

제목 다음으로 나오는 단비 같은 구역인 abstract는 논문의 전체적인 아웃라인을 제시한다.

왜 이 실험을 진행했는지, 간단한 실험방법, 실험 결과 요약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 같은 경우는 한번 훑어본 뒤 키워드만 표시해두고 넘어간다. ( 그저 예고편에 불과하기에...)

 

2. introduction

이제 시작이다.

introduction은 논문의 배경지식을 설명하고 남들이 다 아는 건 서술하지 않는다 고로 모르는 것이 있으면 나만 모르고 남은 다 안다는 것이다 hypothesis, objective 등 결국 이 연구를 왜 수행했는지 알려준다.

이 파트를 꼼꼼히 읽으며 내가 모르는 개념들을 체크하고 가설과 목적을 알고 넘어가야 한다.

 

3. discussion

순서대로 읽는 것보다 나는 바로 고찰로 넘어가는 편이 수월했다.

고찰은 논문의 결과를 전체적으로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figure가 이해 안 돼도 걱정마라 여기서 풀어서 다시 설명해준다. 

결과들에 대한 설명과 연구에 대한 한계 점등을 알려준다.

introduction과 discussion은 제일 집중해서 읽는 부분이기도 하다. 난 결과마다 밑줄을 그으며 읽어본다.

 

4. result

해당 분야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면 result의 figure만 보고도 실험이 무슨 내용으로 진행이 되었구나 파악하지만

초보중에 생 초보인 나로서는 그래프 하나하나 표 하나하나 밑줄을 긋고 앞뒤 넘겨가며 해석을 한다.

한 가지 팁은 그래프를 보면 * 표시처럼 유의적인 차이를 설명하는 표지들이 있다.

 

* P < 0.05

** P < 0.01

*** P < 0.001

 

통계적인 유의성을 표시한다. 당연히 유의 수준이 높으면 신뢰도가 낮다. 이런 건 결과에 안 쓰겠지

실험 통계학을 들으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래프를 잘 해석하는 것이 핵심이다.

 

5. material and method

앞서 말했든 이 분야를 잘 아는 사람들이면 한번 훑고 넘어가는 파트 2이다. 

새로운 연구방법이 쓰였으면 읽지만 비슷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면 이미 다 아는 부분이어서 대충 보고 넘기는 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실험법을 공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나는 약물 하나하나 검색해가며 이 약물을 왜 썼는지 무슨 기능을 하는지 노트에 정리한다.


교수님께서 처음이 어렵지 5편만 읽으면 그다음부터는 논문 읽는 게 쉽다는 말씀을 하셨다. 

처음에는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한편에 일주일 넘게 걸리던 논문이

3일, 하루, 몇 시간이면 읽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뿌듯했다.

 

이제 출발선상에 선 아무것도 모르는 석사 신입생이지만

2년 뒤 돌아봤을때 보람찬 2년이 되었으면 좋겠다.